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읽다, 보다, 쓰다

철학자가 달린다



일과 놀이에 대해,


개별 포인트 외에는 아무 것에도 집중하지 않음으로써 선수는 그 포인트를 그 자체로서 가치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게 된다. 집중력을 잃는 순간, 개별 포인트는 도구적 가치를 가진 것으로 전락한다. 그 포인트의 가치는 더 넓은 범위의 경기에서 포인트가 차지하는 위치나 역할에 제한된다. 포인트가 중요한 이유는 그  상징 때문이지 그 자체 때문이 아니다. 일단 이렇게 되어 버리면, 경기는 실패다. 초킹이 온다. 각 포인트와 딜리버리마다 집중하며 최선을 다하면 그게 바로 놀이이다. 그러나 각 포인트나 딜리버리의 가치가 도구적인 것이 되면 그 때는 일이 된다.


일처럼 보이는 많은 것들이 실제로는 놀이일 수 있다. 일과 놀이의 구분은 활동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그 활동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에 달려 있다. 슐리크가 말했듯, '인간의 행동이 일이 되는 것은 그를 통해 얻는 성과 때문이 아니라 그 성과라는 생각에 의해 추진되고 지배받기 때문이다.' 마찬가지로 어떤 행동이 놀이가 되는 것은 순전히 그 자체를 위해 그 행동을 할 때이다. 그 행동이 다른 유익한 결과를 가져오느냐의 여부는 놀이가 되는 것과는 무관하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