내 이별 테마곡은 꽤 오랫동안 SMAP의 last smile이었다. 이 곡이 수록된 음반이 나왔을 때, 나는 마침 오래 사귀었던 연인과 막 헤어진 참이었다. 아무 생각없이 이어폰을 꽂고 지하철 안에서 덜컹거리다말고 문득 들려온 가사에 숨이 콱 막혔다.
"그런 슬픈 눈으로 마지막 말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는, 당신의 강한 척 하는 미소도 언젠가는 추억으로 변하겠지 / 안녕, 사랑스러운 사람이여. 당신과 만날 수 있어 다행이었어.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니 후회하지 않아. / 슬픈 때야말로 강하게 웃어보이던 당신의 눈에서 흐르던 뜨거운 눈물을, 나는 잊지 않아, 잊고 싶지 않아"
이별 후에도 그다지 울지 않았는데, 노래가 들렸을 땐 지하철 안이었는데도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. 그 이후로 나는 이별의 순간이 올때면 늘 last smile을 생각한다.
상대가 불행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하다고들 하는데, 마음을 한 번 준 사람을 끝까지 미워하는데 서툰 나는 그런 에티튜드를 취하는데 늘 실패했다. 헤어짐의 인사가 단호해 독한년 소리를 종종 들었으나 언제나 마음의 파편을 상대에게 남겼다. 내가 사랑했던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어, 내가 없어도 씩씩하게 잘해 나간다면 좋겠어. 그렇게 말하면 더 힘들어질 것을 알기에 마음으로 꼭꼭 새기고 가끔 혼자 울었다.
있잖아요. 정말 좋아했어요. 함께한 시간을 후회하지 않아요.
그렇기에 더욱 더 last smile, 웃으며 말할 수 있는 이별이기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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